[리뷰] '크리스마스 캐럴' 내 상처가 내 우상이란 걸 깨닫는 순간 찾아오는 구원
[리뷰] '크리스마스 캐럴' 내 상처가 내 우상이란 걸 깨닫는 순간 찾아오는 구원동생이 죽었다. 모자르지만 착했다. 어눌하지만 성실했다. 그런 동생이 엄청 맞은 모습으로 물탱크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크리스마스 아침이었다. 일우는 쌍둥이 동생 월우의 복수를 위해 소년원에 간다. 월우를 끔찍하게 괴롭혔던 놈들이 소년원에 있기 때문이다.
쉽지 않다. 소년원은 또 다른 세상이다. 아니 밖과 똑같은 세상이다. 소년원 교사라는 놈이 폭력으로 지배하는 곳이다. 부자 아비를 둔 놈은, 그곳에서도 무리지어 또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있다.
일우는 그 폭력들을 폭력으로 하나씩 무너뜨리려 한다. 그런 일우를 동생을 돌봐줬던 상담교사 조순우가 말린다. 폭력은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다고. 용서하고 너의 삶을 살면 안되냐고 만류한다. 일우는 그런 상담교사의 말을 뒤로 하고 폭력에 폭력으로 맞선다. 그렇지만 폭력의 끝은 전혀 다른 결말로 다가온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영화 '야수', 드라마 '구해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아이러니하다. 세상을 구원한 사람이 태어난 날, 더없이 착한 소년이 무자비한 폭력으로 세상을 떠났다. 밤거리엔 저리 빛나는 십자가들이 많건만 구해주는 이 하나 없다. 가난한 아이는 살려고 더 가난한 아이를 짓밟는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가난하고 힘없는 아이에게 더 없이 잔인했던 어느 크리스마스를, 역설적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동생의 복수를 하려는 아이가, 그 복수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실은 자신이 자신을 가장 용서 할 수 없었다는 걸. 또한 돌아보게 만든다. 구원은 어떻게 찾아오는지. 또한 엿보게 한다. 신을 방패삼아 자신을 용서하는 사람의 말로를. 그리하여 깨닫게 한다. 내 상처가 내 우상이었던 것을.
'크리스마스 캐럴'의 폭력은 날것이다. 지독히 날것이다. 멋지지 않다. 맞는 고통과 때리는 고통이 그대로 전해진다. 사이다를 줄 것 같지만, 깡소주처럼 거칠고 독하다. 그럼에도 어떤 선은 넘지 않는다. 보여주는 액션의 쾌감보다는 느껴지는 고통의 액션을 그렸다. 이 연출 의도는 낡았지만 정직하다. 그리하여 관객에게 전하려는 바를 애두르지 않고 전한다.
일우와 월우, 1인 2역을 소화한 박진영은 아주 좋다. 송아지 같은 큰 눈에 아픔과 고통과 슬픔과 괴로움을 담았다. 용서할 수 없다는 눈과 용서해달라는 눈과 미안하다는 눈과, 그리고 많은 걸 사랑했던 눈을 담았다. 일우와 월우, 둘의 감정 낙폭을 마지막까지 보고나면 둘을 꼭 안아주고 싶다. 아직 딕션은 아쉽지만 박진영은 머지않아 큰 배우가 될 것같다.
상담교사 조순우를 맡은 김영민은 치밀한 설계자다. 자칫 밋밋해보이는 연기도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면 비릿하게 모두 연결돼 있다. 선악과를 건내준 뱀처럼 비릿하다. 월우 죽음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손환 역의 김동휘와 월우를 괴롭혔던 일진 무리의 두목 문자훈 역의 송건희는, 어려운 연기를 쉽게 한다.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게 연기한다. 좋은 배우들이다.
'크리스마스 캐럴' 결말은 참혹하고 위험하다. 자칫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모든 폭력은, 그 어떤 것도 정의롭지 않다. 이 영화는 그 어떤 폭력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에 그 모든 폭력을 받아내고 세상을 떠난 한 소년을 통해 그 폭력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리하여 바라게 한다. 낮은 곳에 찾아올 진짜 구원을.
12월7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쉽지 않다. 소년원은 또 다른 세상이다. 아니 밖과 똑같은 세상이다. 소년원 교사라는 놈이 폭력으로 지배하는 곳이다. 부자 아비를 둔 놈은, 그곳에서도 무리지어 또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있다.
일우는 그 폭력들을 폭력으로 하나씩 무너뜨리려 한다. 그런 일우를 동생을 돌봐줬던 상담교사 조순우가 말린다. 폭력은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다고. 용서하고 너의 삶을 살면 안되냐고 만류한다. 일우는 그런 상담교사의 말을 뒤로 하고 폭력에 폭력으로 맞선다. 그렇지만 폭력의 끝은 전혀 다른 결말로 다가온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영화 '야수', 드라마 '구해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아이러니하다. 세상을 구원한 사람이 태어난 날, 더없이 착한 소년이 무자비한 폭력으로 세상을 떠났다. 밤거리엔 저리 빛나는 십자가들이 많건만 구해주는 이 하나 없다. 가난한 아이는 살려고 더 가난한 아이를 짓밟는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가난하고 힘없는 아이에게 더 없이 잔인했던 어느 크리스마스를, 역설적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동생의 복수를 하려는 아이가, 그 복수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실은 자신이 자신을 가장 용서 할 수 없었다는 걸. 또한 돌아보게 만든다. 구원은 어떻게 찾아오는지. 또한 엿보게 한다. 신을 방패삼아 자신을 용서하는 사람의 말로를. 그리하여 깨닫게 한다. 내 상처가 내 우상이었던 것을.
'크리스마스 캐럴'의 폭력은 날것이다. 지독히 날것이다. 멋지지 않다. 맞는 고통과 때리는 고통이 그대로 전해진다. 사이다를 줄 것 같지만, 깡소주처럼 거칠고 독하다. 그럼에도 어떤 선은 넘지 않는다. 보여주는 액션의 쾌감보다는 느껴지는 고통의 액션을 그렸다. 이 연출 의도는 낡았지만 정직하다. 그리하여 관객에게 전하려는 바를 애두르지 않고 전한다.
일우와 월우, 1인 2역을 소화한 박진영은 아주 좋다. 송아지 같은 큰 눈에 아픔과 고통과 슬픔과 괴로움을 담았다. 용서할 수 없다는 눈과 용서해달라는 눈과 미안하다는 눈과, 그리고 많은 걸 사랑했던 눈을 담았다. 일우와 월우, 둘의 감정 낙폭을 마지막까지 보고나면 둘을 꼭 안아주고 싶다. 아직 딕션은 아쉽지만 박진영은 머지않아 큰 배우가 될 것같다.
상담교사 조순우를 맡은 김영민은 치밀한 설계자다. 자칫 밋밋해보이는 연기도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면 비릿하게 모두 연결돼 있다. 선악과를 건내준 뱀처럼 비릿하다. 월우 죽음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손환 역의 김동휘와 월우를 괴롭혔던 일진 무리의 두목 문자훈 역의 송건희는, 어려운 연기를 쉽게 한다.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게 연기한다. 좋은 배우들이다.
'크리스마스 캐럴' 결말은 참혹하고 위험하다. 자칫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모든 폭력은, 그 어떤 것도 정의롭지 않다. 이 영화는 그 어떤 폭력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에 그 모든 폭력을 받아내고 세상을 떠난 한 소년을 통해 그 폭력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리하여 바라게 한다. 낮은 곳에 찾아올 진짜 구원을.
12월7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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