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형제의 불편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실 어딘가에 있는 것을 알지만 외면했던 그들의 모습은 처절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가 역설적으로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세상 밖으로 나왔다.

사진=㈜디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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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이다. 주원규 작가의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극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일우와 월우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소년원에 독기를 품고 들어간 일우는 비상식적인 체벌과 패거리들의 폭력을 이겨내고 진실을 향해 한발씩 나아간다. 처절한 사투가 이어지지만 진실로 가는 과정 속에서 비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제목만 보면 연말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하다. 하지만 김성수 감독은 이러한 생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봤다.

사진=㈜디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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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시종일관 편하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사건이 한 형제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김성수 감독은 이러한 불편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변화를 촉구하는 듯 거칠게 몰아세운다. 

그래서 표현과정은 매우 폭력적이고 욕설도 영화 내내 등장한다. 또한 크리스마스 캐럴은 누군가에게는 고통을 견디는 방법이었고, 희망보다는 절망의 상징과도 같았다. 극은 이러한 반전이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볼거리 측면에서는 목욕탕 액션 장면이 백미로 꼽힌다. 이 장면은 투박하면서 잘 조직되지 않은 모습이었는데, 오히려 주인공의 감정을 잘 이해하게 됐고 기존의 격투장면과 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디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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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중에서는 박진영이 일우와 월우를 1인 2역으로 소화했다. 원톱 주연으로 작품을 끌고가는데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삭발한 모습에서 나오는 광기 섞인 눈빛부터 어딘가 모자른 듯한 동생 연기까지 시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외적인 모습이나 연기의 변화가 커서 같은 사람이 연기하고 있는게 맞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또한 상담교사를 맡은 김영민은 시종일관 오묘한 기운을 내뿜으며 극의 신비감을 더하고, 김동휘와 송건희도 서로 상관된 캐릭터를 연기함에도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드러내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은 12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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